서울 송파구에 있는 몽촌토성.
풍납토성과 함께
서울의 백제 시대 유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인데,
올해 4월 북문터를 발굴 조사하던 중
물을 저장했던 집수지에서
특별한 유물이 발견되었다.
진흙을 걷어내자 드러난 정체는
전체 길이 165~170cm,
날부분 길이 29cm, 최대폭 18cm인
목제 쟁기였다.
(목제 쟁기의 날 부분)
고구려가 백제로부터 몽촌토성을 빼앗아 점유했던
475~551년 사이에 집수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1500년 전 삼국시대 고구려 쟁기로 추정되는데
삼국시대 목제 쟁기가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500년이 흘렀음에도
쟁기의 주요 부분이 온전하게 보존된 상태였다.
이번 몽촌토성에서 발견된 유물이
삼국시대 목제 쟁기 최초 발굴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날 부분에 비녀와 분살을 덧댄 형태라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형태의 쟁기는
중국 쟁기나 일본 쟁기와 다른
우리나라 쟁기만의 특징이라 그렇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보물 제1823호 농경문 청동기.
몽촌토성에서 발견된 목제 쟁기보다 이른
청동기 시대의 유물이긴 하나
앞면에 새겨진 문양을 보면
괭이나 따비로 땅을 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처럼 철제 농기구가 도입되기 전
목제 농기구를 사용한 모습은
농경문 청동기에서와 같이 묘사되긴 했어도
실물이 출토된 건 이번 발굴이 처음이기에
몽촌토성의 1500년 전 목제 쟁기는
한국 고대의 농경 사회를 엿볼 수 있는
농업기술사 연구에 필요한 자료이자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진
한국 쟁기의 구조와 변천 탐구에
다시 없을 귀중한 유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이 목제 쟁기는 보존 처리를 거쳐
한성백제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