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이라는 짧은 재위기간이었지만
미소 짓는 얼굴로 사람들과 공감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1세가
성인(聖人)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가 되었다.
2022년 9월 4일,
요한 바오로 1세의 시복미사가 거행된
성 베드로 광장.
비가 내리는 날씨였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새로운 복자의 탄생을 기념했다.
201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교구 사제가
난치성 뇌병증을 앓던 11세 소녀를 위해
요한 바오로 1세에게 전구를 바치자
(전구(轉求), 기도의 대상자를 통해
하느님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기도)
소녀의 병이 갑자기 완치된 것이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으로 인정되어
요한 바오로 1세를
시복시성의 네 단계인
하느님의 종 → 가경자 → 복자 → 성인 중
세 번째 단계인 복자품에 올리고
그 축일을 8월 26일로 한다는
(요한 바오로 1세의 즉위미사가 거행된 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언이 있은 후
복자 요한 바오로 1세가 그려진 걸개그림이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 걸렸다.
'하느님의 미소'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복자 요한 바오로 1세는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성장했기에
가난한 이들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이 컸다.
콘클라베에서 교황으로 선출된 후
교황관을 머리에 쓰는 대관미사를 폐지하고
절차를 간소화시킨 즉위미사로 대체하는가 하면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주관한
전임 교황 요한 23세와 바오로 6세의
의지를 잇는다는 의미에서
사상 처음으로 두 개의 교황명을 붙여 사용했다.
하지만 재위 33일 만인
1978년 9월 28일 심장마비로 선종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고
이 때문에 요한 바오로 1세가
검은 돈이 흘러드는 바티칸을 개혁하려다가
마피아에게 암살당했다는 음모론이 나돌기도 했다.
후임 교황으로 선출된
폴란드 출신 카롤 보이티와 추기경은
전임자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자신의 교황명을 요한 바오로 2세로 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미사 강론에서
복자 요한 바오로 1세가 보여준 겸손과 사랑이야말로
지금의 교회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