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나 스마트폰 결제로 인해
현금 사용이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현금을 쓰지 않는 추세가 가속화된 반면
성당에서 주일헌금, 미사예물을 봉헌할 때는
여전히 현금만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전 세계 가톨릭 교회 중
한국 가톨릭이 처음으로
모바일 헌금이 가능한 가톨릭페이를 개발해
2023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주일미사 때 헌금을 내려고 지갑을 열었다가
현금이 없어 낭패를 보는 일이 발생하곤 하는데
카드 없이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세상에서
굳이 현금만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은
전국의 가톨릭 교구들이 우리금융과 함께
가톨릭페이 개발에 나서게 했다.
일정 금액을 충전하고
교무금, 미사예물, 헌금 등을 납부하면
그에 따른 액수가 차감되는 가톨릭페이.
2차헌금이나 익명헌금도 가능하고,
주일미사 때 헌금을 봉헌하려면
봉헌 바구니에 있는 QR코드를 찍어
자신이 입력한 금액만큼 차감된다.
최신 기술을 통해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제대 앞에 나와 봉헌하는
기존의 전례를 유지하기 위한
절충안 내지 타협책인 셈이다.
이렇게 가톨릭페이로 납부될
주일헌금, 미사예물 등에 대해
서울대교구는 연말정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른 교구들은 각 교구의 정책에 따라 결정된다.
가톨릭페이가 탑재되는 가톨릭하상 앱은
2023년 1월 말~2월 초에 출시된다.
('하상' : 한국 103위 순교 성인 중 하나인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
한국 초기 가톨릭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로서
성 유진길 아우구스티노와 함께
1825년 교황청에 청원서를 보내
조선 신자들을 위해 성직자를 파견해줄 것과
영속적 구원을 보장할 적극적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교황에게 직접 호소한 결과
1831년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가
조선대목구 설정을 선포하고
주교와 신부들을 파견하게 되었다.
이후 역대 교황들은
'목자가 양을 찾아간 것이 아니라
양이 목자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한국 가톨릭의 사례를 기적으로 여겨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가톨릭하상 앱에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위해
가톨릭페이 이외에도 교구, 본당의 공지사항,
매일미사, 주요기도, 성무일도, 성경 및
특정 지향으로 기도하는 것과
기도할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
성지순례, 봉사활동, 교육, 피정 등을
신청하는 기능이 탑재되며
앱을 통해 참여한 현황은
모두 기록으로 남겨진다.
내년 초 출시될 가톨릭하상 앱과 연동시키기 위해
전국 교구들은 기존의 사목행정 시스템인
통합양업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버전
본당양업22 시스템을 11월 8일부터 가동한다.
('양업' : 한국인 두 번째 사제인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1821~1861).
충청, 전라, 경상 지역 공소 127개소에
도보로 7천 리 길을 이동하며 사목하기를
11년 6개월 동안 계속한 끝에
과로와 장티푸스로 선종해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는
'땀의 순교자'로 부르며 공경한다.)
본당양업22 시스템과
가톨릭하상 앱을 통해
본당 행정과 신자들의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 실장 최장민 신부는
'가톨릭하상 앱은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도구이며,
자신의 신앙생활은 나 스스로, 신, 공동체 안에서 이뤄진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