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시국에 있는
바티칸 미술관(위 짤 붉은색 부분).
1506년부터 유물 수집을 시작한 이래
역대 교황들이 저마다 다양한 컬렉션을 확충한 결과
여러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가 모인
대규모 미술관 건축군이
'바티칸 미술관'이라는 명칭으로 형성되었다.
2022년 10월 5일 어제,
바티칸 미술관에 속한
키아라몬티 미술관에서
황당하고 아찔한 사고가 벌어졌다.
미국 국적의 중년 남성이
박물관 관계자들에게
"교황을 만나고 싶다"고 요구했다가
불가하다는 대답을 듣자 격분해
2천 년 전 로마 시대의
흉상 하나를 바닥에 집어던진 후
달아나는 과정에서
다른 흉상 하나를 쓰러뜨린 것이다(위 짤).
이 관광객은 바티칸 경찰에게 체포된 뒤
이탈리아 당국에 인계되어 수사받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흉상 2점은
엄청나게 귀중한 보물급 유물까지는 아니고,
흉상 1점의 코가 부서지긴 했지만
복원이 불가능한 상태도 아니"라며
정밀한 검사를 하기 위해 2점 모두
미술관 내 대리석 작업장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키아라몬티 미술관은
19세기 초 교황 비오 7세가 수집한
고대 로마 시대의 조각상, 석관 등 유물 1천여 점을
길다란 복도 형태의 전시실 3곳에 배치한 형태인데,
유물이 너무 많다보니
통유리로 유물을 덮거나
안전펜스로 접근을 차단하지 않고
위 짤처럼 벽면 양쪽에 뺴곡하게 채워서 전시해
가까이에서 유물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전시물의 안전이 취약해지는 단점도 있다.
바티칸 미술관에서 관광객 투어를 진행하는
미술사가 엘리자베스 레브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맞이한
바티칸 미술관의 첫 관광 시즌이
비극적이게도 무책임한 관광객에 의해
피해를 입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