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한국인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신부의 성상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외벽에 설치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었다.
교황청으로부터 성상 제작자로 선정된
한국조각가협회 명예이사장 한진섭 조각가가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앞으로 1년 뒤에 만나게 될
김대건 신부의 성상.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차림에
사제의 직분을 상징하는 영대를 두른 채
양팔을 지긋이 벌린 자세를 취했으며
위 짤 오른쪽에 보이는
벽감에 설치된다.
로마 시대부터 고품질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라라에서 캔 대리석을 사용해
조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진섭 조각가는
'500년 전 대성당을 건설할 때
김대건 신부의 성상이 모셔지기 위해
마치 계획이라도 한 것처럼
그 자리가 비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성상 설치를 건의해 교황으로부터 승인받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위 짤 가운데)을 비롯해
성 베드로 대성당 관리소 관계자들과 만나
회의를 거듭한 끝에,
위 짤에 보이는 4가지 시안 중
왼쪽에서 3번째 모델을 최종 선정했다.
십자가를 쥔 손을 내미는 등
보다 역동적인 자세를 취한 것도 있었지만
외부에 설치되는 특성상
눈과 비에 의한 훼손도 감안했기 때문이다.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와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중에는
대성당 외벽에 성상을 설치하지 않았기에
바티칸에서도 화제가 된 모양.
성상이 설치되는 벽감은
대성당 우측에 있는데,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
시스티나 경당을 관람한 사람들이 나와서
대성당의 돔 지붕으로 올라가는 길목이라
성 베드로 대성당 입장객이라면
누구나 볼 수밖에 없는 장소이다.
다음달 11월 이탈리아 카라라로 가서
대리석 선별 작업에 들어갈 한진섭 조각가는
온화하면서도 담대한 젊은이이자
깊은 신심으로 백성을 사랑한
김대건 신부의 모습을 돌에 담아내게 된다.
전국의 성당, 성지, 공공장소, 기업과
프랑스 대통령궁 등을 포함해
국내외 50여 곳에 작품이 소장된 경력을 쌓았지만
돌이켜보면 그동안의 활동이
김대건 신부의 성상을 만들기 위한
훈련 같았다는 감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