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 해골섬의 생물군 - 볼루케릭티스과
포유류
선사시대의 환경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해골섬에는
수많은 태고의 생물들이 서식하면서
유사 이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생존 경쟁을 지속하고 있었다.
이 중 지상을 지배하던 것은 티라노사우루스의 후손인 바스타토사우루스였고
수중에서는 피라냐돈이 정점의 권좌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해골섬의 푸르른 하늘은
대체 어떤 생물이 지배하고 있었을까?
매서운 눈빛을 지닌 맹금류?
아니면 선사시대의 하늘을 주름잡던 익룡?
둘 다 아니다.
해골섬의 하늘을 지배한 것은 놀랍게도 설치류들이었다.
이들은 해골섬 고유의 비행 설치류 집단인 볼루케릭티스과(Volucerictidae)에 속하며,
여러 종류의 비행 설치류 종들이 섬 곳곳에 서식하고 있었다.
볼루케릭티스
Volucerictis
박쥐처럼 날 수 있는 비행 포유류로,
해골섬 고유의 비행 설치류 집단인 볼루케릭티스과를 대표하는 종이다.
낮에는 동굴이나 속 빈 나무 안에서 쉬지만
해질녘이 되면 뛰어난 시력을 이용해 먹잇감을 찾으러 날아다닌다.
다만 완전히 어두운 밤에는 사냥을 하지 않는다.
혼자 살던 짝을 지어 살던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는 존재에 대해서는
극도로 배타적인 성향을 보여준다.
특히 새끼를 키우고 있을 때는 더욱 배타적으로 변하며,
이들이 공중에서 서로 영역다툼을 하다가 죽어나가는 건 별로 드문 일이 아니다.
볼루케릭티스는 자신보다 큰 포식자에게 잡혀도
숨통이 끊어질 때까지 포식자를 깨물거나 할퀴면서 반항한다.
고함쥐(Howler)
Aligerattus bombus
해골섬의 하늘을 지배하는 비행 설치류 중
저지대에 위치한 밀림에 서식하는 종으로,
밀림에서는 이 고함쥐들의 섬뜩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이들의 둥글납작한 눈은 예리하기 때문에
어둡고 흐릿한 임관층 아래의 새나 작은 설치류, 큰 곤충, 도마뱀 등을
손쉽게 포착하여 사냥할 수 있으며,
특히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은 비행 설치류의 일종인 해골섬흰박쥐로
낮에는 이 먹잇감을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뜯어먹고
해질 무렵에는 직접 날개를 펼쳐 사냥에 나선다.
해골섬흰박쥐(Skull Island White Bat)
Noctadorior alba
해골섬흰박쥐는 이름에도 박쥐가 들어가고
생김새도 박쥐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진짜 박쥐가 아니라
박쥐와 유사하게 진화한 설치류의 유사종이다.
하지만 박쥐처럼 큰 귀를 가지고 있고
이것을 음파 탐지기처럼 사용해 먹잇감을 사냥하며,
이들의 눈은 거의 완전히 퇴화되어 피부에 덮여있다.
이들의 주식은 곤충과 작은 지네다.
피부새(Skin-Bird)
Cutisaves atroxoides
피부새는 해골섬에 서식하는 충격적이고 독특한 동물 중 하나로,
이름에 새가 들어가지만 생긴 것처럼 포유류이자 설치류에 속하며,
친척종인 테라푸스모르닥스와 달리 단독 생활을 한다.
고기만 먹고 사는 헌신적인 사냥꾼이지만
하늘을 나는 먹잇감을 잡을 수 있을 만큼 빠르지 않기 때문에
주로 지상에서 도마뱀이나 기타 날지 못하는 동물만 잡아먹는다.
친척들과 달리 비행에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활공형 동물에 더 가까우며,
사냥 활동은 공중에서 할지언정 먹잇감을 붙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착륙해야 한다.
테라푸스모르닥스 군집의 고약한 배설물에도
동요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로,
이 용감한 짐승들은 어린 테라푸스모르닥스를 잡아먹기 위해
군집을 뚫고 들어갈 수 있지만
자기들보다 더 큰 성체들의 공격을 받기 전에
먹잇감을 챙기고 재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이 때문에 성체 테라푸스모르닥스는 피부새를 발견하면
저 멀리 쫓아내려고 한다.
테라푸스모르닥스
Terapusmordax obscenus
볼루케릭티스과의 생물들 중 가장 인상적인 종은
해골섬의 하늘의 최정점에 위치한 테라푸스모르닥스들일 것이다.
코피가 날 정도로 지독한 악취를 풍기고
박쥐와 벌거숭이두더지쥐를 섞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들 때문에
이들의 다른 친척들은 몸집을 키우지 못하고 왜소화를 겪었다.
테라푸스모르닥스의 피부는 얇고 반투명하며,
몸무게도 가볍지만 튼튼한 골격을 지니고 있다.
시력도 뛰어난 훌륭한 비행사로,
그 몸집에도 불구하고 기동성이 꽤 좋아
서로를 뒤쫓거나 먹잇감을 사냥할 때 곡예사에 가까운 비행이 가능하다.
밤이 되면 고지대의 거대한 동굴을 보금자리 삼아
마치 박쥐처럼 동굴 안 천장에 발을 걸고 거꾸로 매달린 채 쉰다.
이놈들이 보금자리로 삼은 동굴 밑바닥에는 수많은 배설물이 흩어져 있는데,
톡 쏘는 듯한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어
다른 종류의 동물이 이것에 노출된다면 눈물이 고이고 코가 후끈 달아오른다.
이 배설물로 천적을 내쫓아
군집 내의 어리거나 병약한 개체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종종 자신의 복부에 배설물을 묻히기도 하는데,
배설물의 화학물질은 테라푸스모르닥스에게 전혀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오히려 하나의 방어 전략이 된다.
이렇게 몸에 악취를 묻히면 설령 보금자리와 멀리 떨어진 지상에 발을 붙이고 있어도
육상 육식동물의 습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메가페데 임푸루스와 피부새만큼은 이 고약한 냄새를 버틸 수 있다.
이들의 군락은 모계중심 사회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성호르몬으로 덩치와 힘을 키운 호전적인 암컷들에 의해 지배된다.
이 야수 같은 암컷들은 둥지를 틀고, 먹잇감을 사냥하고, 공동육아로 새끼를 기른다.
수컷은 암컷 무리에게 경계의 대상인데,
자기 유전자를 이어받지 않은 새끼들을 죽이려 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컷은 암컷 무리와 거리를 둔 채 생활하며,
수컷들도 밤중에는 상호적 보호를 위해 십여 마리 정도의 소규모 무리를 짓지만,
그래도 서로를 경쟁자로 인식하기 때문에 수컷끼리의 다툼은 끊이질 않는다.
수컷은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았을 때
무리에서 쫓겨나 단독으로 살아가는데
미래의 잠재적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해 새끼 수컷들은 서로 괴롭히며 살아가며,
이때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새끼 수컷은
포식자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
이렇다 보니 수컷들 사이에서는 물리거나 긁힌 상처로 인해
감염이 흔하게 발생한다.
반면 암컷들은 자기들끼리 무리지어 살고
암컷 새끼들도 충분히 보호받아 자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암컷들이 수컷들보다 개체수가 더 많아지게 되었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밀림에서 과일이나 견과류를 먹거나,
가능하다면 지상에서 도마뱀이나 작은 공룡도 사냥한다.
이들은 종종 하늘의 날짐승들을 사냥하기도 하는데
이 중 가장 흔한 먹잇감은 해질녘에 잡히는 불투르사우루스와 볼루케릭티스이며,
가끔씩 어린 메가프리마투스 콩을 위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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