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789 추천 수 2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xtra Form
 남북전쟁 당시 북군과 남군 둘 다 커피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자 북군을 이끌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2년 남군의 항구를 봉쇄해 커피 보급로를 끊어버렸다. 반면 북군은 병사 1명당 하루 평균 1.8L의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래서 북군과 남군 사이에서 암암리에 소규모로 커피와 담배 등을 맞교환하는 정전이 있었다. 그리고 북군은 소총 개머리판에 그라인더를 달아 전투 중에도 커피를 빠르게 갈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개머리판에 그라인더가 달려 있대도 전투 중에 커피 원두를 갈아 내려 마시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남북전쟁이 끝난 후 극한 상황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너도나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the-coffee-grinder-sharps-carbine-with-a-mill-right-in-the-stock-10.webp
(사진 1 - 개머리판에 그라인더를 장착한 북군의 소총)

  인스턴트 커피의 시초는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 사토리 카토가 1901년에 발명해 범미주 박람회에 발표한 것이다. 그는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기에 앞서 가루 형태의 녹차를 개발한 바 있다. 차를 우려낸 다음 이를 분무하는 방식으로 증발시켜 만든 것이었는데, 이를 커피에도 적용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갖은 실험을 거듭했고, 그 결과 분말 형태의 인스턴트 커피가 탄생했다. 이 인스턴트 커피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아주 간편하게 마실 수 있었지만, 물을 분무해 증발시키는 형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커피의 맛과 향이 다 날아가 버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로부터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벨기에 출신의 미국 발명가 조지 워싱턴(미국 초대 대통령과는 동명이인)도 인스턴트 커피 기술을 발명했다. 그는 이미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고 특허를 얻은 인물이었다. 그는 1906년부터 1907년까지 과테말라에서 일을 하며, 주전자에 담아둔 커피가 가루처럼 굳은 걸 보고 영감을 얻어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했다.
 조지는 사토리와는 달리 커피를 추출한 뒤 저온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식을 썼다. 그래서 생산량은 조금 떨어졌지만 커피의 맛과 향은 어느 정도 지킬 수 있었다. 조지는 이 커피를 '레드 이 커피'(Red E Coffee)라는 이름으로 팔다가 1910년 '조지 워싱턴 커피 정제 회사'를 세우고 브루클린에 공장을 차린 다음 대량 생산을 하기 시작했다.

Washington_Coffee_New_York_Times_b.png

(사진 2 - 조지 워싱턴 커피 광고)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는 아주 간편하긴 했지만, 당시 기술의 한계로 원두 커피에 비해 맛과 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터지면서 인스턴트 커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은 참전하지 않던 초기에도 보급품을 지원했는데, 이 중엔 인스턴트 커피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엔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 말고 경쟁자랄 게 없었기에 미군과 독점으로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인스턴트 커피는 미군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었고,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들의 입은 이미 인스턴트 커피에 길들여져 있었기에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는 승승장구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1928년 세계 대공황이 터졌을 때에도, 경영이 휘청거리긴 했지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10년 뒤 스위스의 '네슬레'라는 음료 회사에서 '네스카페'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또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Any_time_is_coffee_time_with_Nescafé_1948.jpg
(사진 3 - 네스카페 광고)


 브라질은 1920년대부터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었는데, 커피가 너무 많이 생산돼 지천에 남아돌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네슬레는 브라질의 커피를 싼 값에 사들여 이를 활용해 엄청난 양의 인스턴트 커피를 싼 값에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때마침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며 네슬레가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장악했다.
 경쟁사의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막아낼 수 없었던 조지 워싱턴 커피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Who's 트라린

profile
목록

유머/자유 게시판

유머를 포함하여 국내 정치 이외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시판 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우리 사이트는 개추 용어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4 뉴리대장 2024.12.17 3 12682
공지 사이트 이용 규칙(2024.09.24. 수정) 17 뉴리대장 2022.06.29 35 31404
공지 공지 유머/자유 게시판에는 국내 정치에 관한 게시물/댓글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1 뉴리대장 2024.12.17 1 10900
공지 공지 수위가 있다 싶은것을 올릴 시에는 반드시 후방 같은 수위가 있다는 걸 암시하는 문구를 제목에 다시기 바랍니다 2 뉴리대장 2024.09.13 2 13978
공지 공지 수위가 있는 게시물에 대해 3 뉴리대장 2022.07.04 12 17431
공지 공지 유머/자유 게시판 이용 안내 및 규칙 7 뉴리대장 2022.06.29 20 25868
공지 숨기기
9364 유머 뉴리넷 다크모드 쓰는 방법 2 file SMILE03 2022.06.30 8 1022
9363 잡담 일단 여기도 이름은 박아놔야지 NGGN 2022.06.30 0 658
9362 잡담 사람 사는 곳에는 벌레가 꼬이기 마련임. 1 게똥이 2022.06.30 0 648
9361 잡담 확실히 뉴리넷을 하고 나서 내 인생이 달라졌다. 2 황근출 2022.06.30 10 931
9360 잡담 어메 천둥 무엇 추가열 2022.06.30 0 561
9359 잡담 흠.. 뉴리웹을 이용하기 위한 자격증이랄까요? 3 file 으아니 2022.06.30 11 954
9358 잡담 이제 하루 남았네....새 출근까지 Cpt_Titus 2022.06.30 0 620
9357 잡담 훌라구 칸과 토구르 카툰 file 징징징기스칸 2022.06.30 0 773
9356 잡담 신고 기능은 없지? 8 GhostOfArtillery 2022.06.30 0 631
9355 잡담 솔직히 여기든 저기든 하나라도 살아남기만 했으면 좋겠음 2 tierra 2022.06.30 1 619
9354 잡담 존나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음 11 ㅁㄴㅇㄹ 2022.06.30 6 1031
9353 잡담 하잇! 고추 2022.06.30 0 594
9352 잡담 벌써 벌레가 보이네 NI라고말했던기사 2022.06.30 0 680
9351 창작(자작) 내 창작인생 최고걸작 5 file 하츠네미쿠 2022.06.30 11 856
9350 잡담 안녕하십니까 뉴비입니다 1 짭쏘쿨 2022.06.30 1 557
9349 잡담 영정은 아닌데 file 나데시코 2022.06.30 2 561
9348 잡담 저장용)보지맛!! 7 file 메스가키 2022.06.30 2 968
9347 잡담 새로 열리는 곳이니까 병먹금이 초기부터 문화로 정착했으면 좋겠음 8 file 포마피 2022.06.30 15 988
9346 잡담 근데 누리웹 계속 접속이 잘 안되는거 같다? 5 GN-0000+GNR-010 2022.06.30 0 679
9345 잡담 자작글엔 추천누르는것도 중요하지만 스파르타쿠스 2022.06.30 6 77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530 Next
/ 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