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513 추천 수 2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xtra Form
 남북전쟁 당시 북군과 남군 둘 다 커피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자 북군을 이끌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2년 남군의 항구를 봉쇄해 커피 보급로를 끊어버렸다. 반면 북군은 병사 1명당 하루 평균 1.8L의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래서 북군과 남군 사이에서 암암리에 소규모로 커피와 담배 등을 맞교환하는 정전이 있었다. 그리고 북군은 소총 개머리판에 그라인더를 달아 전투 중에도 커피를 빠르게 갈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개머리판에 그라인더가 달려 있대도 전투 중에 커피 원두를 갈아 내려 마시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남북전쟁이 끝난 후 극한 상황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너도나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the-coffee-grinder-sharps-carbine-with-a-mill-right-in-the-stock-10.webp
(사진 1 - 개머리판에 그라인더를 장착한 북군의 소총)

  인스턴트 커피의 시초는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 사토리 카토가 1901년에 발명해 범미주 박람회에 발표한 것이다. 그는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기에 앞서 가루 형태의 녹차를 개발한 바 있다. 차를 우려낸 다음 이를 분무하는 방식으로 증발시켜 만든 것이었는데, 이를 커피에도 적용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갖은 실험을 거듭했고, 그 결과 분말 형태의 인스턴트 커피가 탄생했다. 이 인스턴트 커피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아주 간편하게 마실 수 있었지만, 물을 분무해 증발시키는 형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커피의 맛과 향이 다 날아가 버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로부터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벨기에 출신의 미국 발명가 조지 워싱턴(미국 초대 대통령과는 동명이인)도 인스턴트 커피 기술을 발명했다. 그는 이미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고 특허를 얻은 인물이었다. 그는 1906년부터 1907년까지 과테말라에서 일을 하며, 주전자에 담아둔 커피가 가루처럼 굳은 걸 보고 영감을 얻어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했다.
 조지는 사토리와는 달리 커피를 추출한 뒤 저온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식을 썼다. 그래서 생산량은 조금 떨어졌지만 커피의 맛과 향은 어느 정도 지킬 수 있었다. 조지는 이 커피를 '레드 이 커피'(Red E Coffee)라는 이름으로 팔다가 1910년 '조지 워싱턴 커피 정제 회사'를 세우고 브루클린에 공장을 차린 다음 대량 생산을 하기 시작했다.

Washington_Coffee_New_York_Times_b.png

(사진 2 - 조지 워싱턴 커피 광고)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는 아주 간편하긴 했지만, 당시 기술의 한계로 원두 커피에 비해 맛과 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터지면서 인스턴트 커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은 참전하지 않던 초기에도 보급품을 지원했는데, 이 중엔 인스턴트 커피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엔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 말고 경쟁자랄 게 없었기에 미군과 독점으로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인스턴트 커피는 미군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었고,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들의 입은 이미 인스턴트 커피에 길들여져 있었기에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는 승승장구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1928년 세계 대공황이 터졌을 때에도, 경영이 휘청거리긴 했지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10년 뒤 스위스의 '네슬레'라는 음료 회사에서 '네스카페'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또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Any_time_is_coffee_time_with_Nescafé_1948.jpg
(사진 3 - 네스카페 광고)


 브라질은 1920년대부터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었는데, 커피가 너무 많이 생산돼 지천에 남아돌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네슬레는 브라질의 커피를 싼 값에 사들여 이를 활용해 엄청난 양의 인스턴트 커피를 싼 값에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때마침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며 네슬레가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장악했다.
 경쟁사의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막아낼 수 없었던 조지 워싱턴 커피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유머/자유 게시판

유머를 포함하여 국내 정치 이외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시판 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사이트 이용 규칙(2024.09.24. 수정) 17 뉴리대장 2022.06.29 35 21408
공지 공지 수위가 있다 싶은것을 올릴 시에는 반드시 후방 같은 수위가 있다는 걸 암시하는 문구를 제목에 다시기 바랍니다 2 뉴리대장 2024.09.13 2 7839
공지 공지 수위가 있는 게시물에 대해 3 뉴리대장 2022.07.04 12 11684
공지 공지 유머/자유 게시판 이용 안내 및 규칙 7 뉴리대장 2022.06.29 20 13578
공지 숨기기
9359 잡담 후방)평일에 생겼던 피로가 이어지네요 1 file 수상한변태 2024.08.10 1 454
9358 잡담 이번주 휴가였는데... 2 file 뉴리넷-5275662544 2024.08.10 3 1803
9357 애니/서브컬쳐 수원영통역 짱오락실 - 인구수가 깡패인가 3 file 사막눈여우 2024.08.10 2 464
9356 잡담 개인적으로 꼽는 한반도 미친 연주가중 1인 2 정달호 2024.08.10 2 444
» 잡담 (스압주의) 인스턴트 커피의 대략적인 역사 2 file 트라린 2024.08.10 2 513
9354 유머 요즘 음반매체특 4 file 정달호 2024.08.10 2 414
9353 잡담 왓카 진짜 너무너무 재밌다. 사막눈여우 2024.08.10 1 385
9352 게임 [FGO] 2024.08.10. 데옹 메이드복 영의 실장 기원 file madmouse 2024.08.10 1 379
9351 유머 수성의 마녀 절망편 1 file 정달호 2024.08.10 2 390
9350 잡담 손흥민, 강남 클럽 허위사실 유포한 직원들 고소…명예 회복 나선다 머레보 2024.08.10 0 403
9349 창작(자작) 갑자기 소재가 생각나서 후다닥 짠 콘티 2 file 트라린 2024.08.10 2 378
9348 창작(자작) 재활글 22 3 야미카 2024.08.09 2 323
9347 잡담 내가 CD세대긴 한데 2 정달호 2024.08.09 1 408
9346 잡담 오늘 오랜만에 혼코노 달림 3 file 호시노아이 2024.08.09 3 486
9345 잡담 베르단디 넨도로이드 예약~~~ 3 file 사막눈여우 2024.08.09 3 523
9344 유머 코지마 히데오 근황 2 file 정달호 2024.08.09 3 431
9343 잡담 [앨범리뷰] V.A. - The Concert for Bangladesh 1 file 트라린 2024.08.09 1 492
9342 잡담 '프레시오'? 라는 시계 브랜드도 있네. 4 file 트라린 2024.08.09 1 396
9341 잡담 어제는 하루종일 출장이었는데 3 file 수상한변태 2024.08.09 2 413
9340 잡담 맨날 미소녀 게임 뽑기만 돌리다가 개꿀잼 유료컨탠츠 긁어봄 3 file IIIiiiIIiIIIi 2024.08.09 3 180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10 Next
/ 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