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455 추천 수 2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xtra Form
 남북전쟁 당시 북군과 남군 둘 다 커피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자 북군을 이끌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2년 남군의 항구를 봉쇄해 커피 보급로를 끊어버렸다. 반면 북군은 병사 1명당 하루 평균 1.8L의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래서 북군과 남군 사이에서 암암리에 소규모로 커피와 담배 등을 맞교환하는 정전이 있었다. 그리고 북군은 소총 개머리판에 그라인더를 달아 전투 중에도 커피를 빠르게 갈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개머리판에 그라인더가 달려 있대도 전투 중에 커피 원두를 갈아 내려 마시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남북전쟁이 끝난 후 극한 상황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너도나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the-coffee-grinder-sharps-carbine-with-a-mill-right-in-the-stock-10.webp
(사진 1 - 개머리판에 그라인더를 장착한 북군의 소총)

  인스턴트 커피의 시초는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 사토리 카토가 1901년에 발명해 범미주 박람회에 발표한 것이다. 그는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기에 앞서 가루 형태의 녹차를 개발한 바 있다. 차를 우려낸 다음 이를 분무하는 방식으로 증발시켜 만든 것이었는데, 이를 커피에도 적용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갖은 실험을 거듭했고, 그 결과 분말 형태의 인스턴트 커피가 탄생했다. 이 인스턴트 커피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아주 간편하게 마실 수 있었지만, 물을 분무해 증발시키는 형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커피의 맛과 향이 다 날아가 버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로부터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벨기에 출신의 미국 발명가 조지 워싱턴(미국 초대 대통령과는 동명이인)도 인스턴트 커피 기술을 발명했다. 그는 이미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고 특허를 얻은 인물이었다. 그는 1906년부터 1907년까지 과테말라에서 일을 하며, 주전자에 담아둔 커피가 가루처럼 굳은 걸 보고 영감을 얻어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했다.
 조지는 사토리와는 달리 커피를 추출한 뒤 저온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식을 썼다. 그래서 생산량은 조금 떨어졌지만 커피의 맛과 향은 어느 정도 지킬 수 있었다. 조지는 이 커피를 '레드 이 커피'(Red E Coffee)라는 이름으로 팔다가 1910년 '조지 워싱턴 커피 정제 회사'를 세우고 브루클린에 공장을 차린 다음 대량 생산을 하기 시작했다.

Washington_Coffee_New_York_Times_b.png

(사진 2 - 조지 워싱턴 커피 광고)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는 아주 간편하긴 했지만, 당시 기술의 한계로 원두 커피에 비해 맛과 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터지면서 인스턴트 커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은 참전하지 않던 초기에도 보급품을 지원했는데, 이 중엔 인스턴트 커피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엔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 말고 경쟁자랄 게 없었기에 미군과 독점으로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인스턴트 커피는 미군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었고,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들의 입은 이미 인스턴트 커피에 길들여져 있었기에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는 승승장구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1928년 세계 대공황이 터졌을 때에도, 경영이 휘청거리긴 했지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10년 뒤 스위스의 '네슬레'라는 음료 회사에서 '네스카페'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또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Any_time_is_coffee_time_with_Nescafé_1948.jpg
(사진 3 - 네스카페 광고)


 브라질은 1920년대부터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었는데, 커피가 너무 많이 생산돼 지천에 남아돌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네슬레는 브라질의 커피를 싼 값에 사들여 이를 활용해 엄청난 양의 인스턴트 커피를 싼 값에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때마침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며 네슬레가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장악했다.
 경쟁사의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막아낼 수 없었던 조지 워싱턴 커피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Who's 트라린

profile
목록

유머/자유 게시판

유머를 포함하여 국내 정치 이외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시판 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사이트 이용 규칙(2024.09.24. 수정) 17 뉴리대장 2022.06.29 34 18498
공지 공지 수위가 있다 싶은것을 올릴 시에는 반드시 후방 같은 수위가 있다는 걸 암시하는 문구를 제목에 다시기 바랍니다 2 뉴리대장 2024.09.13 2 5993
공지 공지 수위가 있는 게시물에 대해 3 뉴리대장 2022.07.04 12 10529
공지 공지 유머/자유 게시판 이용 안내 및 규칙 7 뉴리대장 2022.06.29 19 11244
공지 숨기기
9374 애니/서브컬쳐 퍼리)토끼 좋아 file 호쿠토 2022.07.03 1 371
9373 애니/서브컬쳐 퍼리 방어용 짤 file 짤꾼 2022.07.03 2 375
9372 잡담 팰월드 속상하네 4 루돌프NDCT 2024.01.29 1 641
9371 잡담 팰월드 돈값하네 꿀잼이네 ㅋㅋ 4 루돌프NDCT 2024.01.24 2 629
9370 잡담 팬픽 조언 받고 싶은데 어디 가야 할지 모르겠다 2 개같이멸망 2022.08.01 0 376
9369 유머 팬티 보고 놀람 2 file 정달호 2024.09.25 2 137
9368 애니/서브컬쳐 팬스가2기 기념 작붕짤 2 file 임건담 2022.07.03 6 1226
9367 애니/서브컬쳐 팬스가 2기 나온데! 6 게온 2022.07.03 1 343
9366 잡담 패트리온 후원 작가 그림 너무 드문드문 올리는데 3 추가열 2022.07.11 0 552
9365 잡담 패트리온 후원 신용카드로 가능하죠? 3 실버메탈 2022.06.30 0 835
9364 잡담 패트리온 작가 이번달만 보고 끊던지 해야겠군 추가열 2022.08.04 0 601
9363 잡담 패트리온 4달라 후원하는데 추가열 2022.10.04 0 393
9362 잡담 패트론 후원을 했는데 마음에 드는 문구가 있군 4 file 딕디디뿌 2022.06.30 3 675
9361 잡담 패비콘 바꾸고 PWA에 아이콘도 넣음 뉴리대장 2022.07.12 2 339
9360 잡담 패비콘 급조해서 넣음 4 newri 2022.06.30 2 423
9359 게임 패러독스사 48시간 세일 시작함. 1 file aaaaa 2022.07.06 0 327
9358 잡담 패드가 왔는데 쓰지를 못하겟다 ㅂㄷㅂㄷ 6 file 똑똑한얼굴 2022.07.06 1 298
9357 애니/서브컬쳐 패계왕) 코믹스 드디어 새에피 떴네 file 佐久間リチュア 2022.07.15 2 1001
9356 잡담 팔아파서 헬스장 갔다가 금방 나왔는데 2 추가열 2023.07.30 2 450
9355 유머 판문점 1 file 정달호 2024.07.05 2 4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506 Next
/ 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