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의
남쪽에 위치한 사카라.
이집트 고왕국 시대 제3왕조(BC2686~BC2613)
초대 파라오였던 조세르가 세운
계단식 피라미드로 유명한 곳인데
이 사카라에서
약 4천 년 전의 무덤이 발굴되었다고
이집트 관광유물부에서
2025년 1월 6일 발표했다.
프랑스-스위스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합동 발굴팀이 발굴한 이 무덤의 주인은
이집트 고왕국 시대 제6왕조(BC2345~BC2181)
제5대 파라오 페피 2세(재위 BC2278~BC2184) 때
궁정 의사로 일했던
테티 네브 푸(Teti Neb Fu).
무덤 주인의 미라를 포함해
함께 매장됐을 부장품은
진작에 도굴당해 남은 것이 거의 없었지만
이집트 문화재 최고위원회 사무총장
모하메드 이스마일 칼레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무덤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왜냐하면 내부 벽면을 장식하는
부조 조각과 벽화가
4천 년 전의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채색이 생생하게 보존되어
고왕국 시대의 생활상과
문화적 관습을 총천연색으로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벽화에 그려진 각종 기물이나
제물 등 장례용품은
고왕국 시대의 장례 의식이
어떠한 모습이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발굴팀은 벽면과 석관에
새겨진 글자들을 통해
고인의 이름 및
생전의 직함을 알 수 있었다.
무덤 주인인 테티 네브 푸는
'궁정 수석 의사,
세르케트(이집트 신화에서 치료의 여신)의 사제이자 마법사,
수석 치과의사 및 약초관리자'라는
긴 직함을 보유했는데
고인이 엘리트 계층에 속한 사람으로
의료행위와 종교의식 양쪽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음을 암시한다.
그밖에 이 무덤에서 특이한 점은
천장을 덮은 화강암을 붉게 칠해
붉은색 돌을 사용한 효과를 낸 것으로,
발굴팀은 이에 대해서
무덤을 만든 장인들이
자주색 반암(위 짤)을 모방한 것이라 추정했다.
만약 단순히 붉은색으로 덮으려 했다면
천장 바로 아래 벽면의 벽화처럼
회칠로 하얀 바탕을 만든 후
그 위를 칠해야 하는데
회칠 없이 굳이 돌 바로 위에
칠을 한 것은 의도적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