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예고했대로 로마인의 젓갈 가룸을 방에 발라보기 위해 로마 제빵 초기의 빵인 파니스 쿼드라투스를 만들어봅시다.
대충 요렇게 생긴 빵인데 이집트의 발효기술이 제대로 안 퍼졌는지 참고 자료에는 별도의 발효 없이 반죽, 칼집, 오븐 직행. 전 용량을 절반만 해서 만드니 사진보다 작을 겁니다.
밀가루 250그램 적당히 좋은 올리브 오일 한 큰수픈, 소금 8분의 1 스푼, 물 175ml. 초기빵 답게 겁나게 단순한 구성입니다.
먼저 오븐 180도 예열 후 밀가루를 볼에 풀고 오일과 소금을 뿌리고 버무립니다.
물을 여러 번 나눠 부으며 반죽합니다.
칼집 방사형으로 네 번 내고 45분 구우면 끝입니다. 참 쉽죠?
이번에 마실 포스카는 발사믹 식초를 잔 바닥에 깔릴 정도만 넣고 물을 타는 건데 이 샤프란 화이트 발사믹 식초가 샤프란 향이 약해요.
닉값하게 샤프란을 한 꼬집 띄우고 물에 잘 섞습니다.
음료도 빵도 준비되었으니 파니스에 가룸을 적당히 발라 한 입..
...로마가 유럽을 제패한 건 이런 걸 365일 퍼먹으니 늘 분노로 차있어서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끔찍합니다. 마마이트 바른 스콘보다 맛없어요. 분명 가룸의 입자는 고운데 입안은 조기국 한 냄비 퍼부어진 묵직한 느낌이 듭니다.
그냥 밥에 젓갈 비비는 느낌일 줄 알았는데 충격적이군요. 수프나 양념까지는 좋았는데 스프레드로서 가룸은 단독으로는 도저히 먹을 수 없겠네요.
빵맛은 무난히 좋았는데 걍 포도주나 올리브 오일, 하다못해 물 99 식초 1 포스카나 올리브 찌꺼기 가룸 넣은 수프랑 곁들여도 훌륭할 텐데 빵에 다이렉트로 가룸을 찍던 로마인의 미각관은 이해하기 힘들군요.
뭐 그래도 남은 가룸은 동량ㅇ디 올리브 오일하고 발사믹을 넣고 섞으니 빵과 잘 어울리긴 하네요. 그래도 첫맛이 워낙 충격적이라 다시는 시도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뉴리넷 여러분들도 평안한 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낮에 담근 조선초 오이장아찌 가자저는 부드러우면서 식감이 살아있는데 짭짤하면서도 은은히 달고 약한 과일향이 나는데다 냉압착 참기름이 적절히 가열되어 견과같은 맛을 내는 게 밥아틸라 수준이어서 가족들이 잘 먹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