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아무튼 제가 만들어드릴 테니까요!
아코가 아무튼 선생 좋아하는 이야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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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코의 상태가 이상하다.
히스테리가 심하달까, 삐친 거 같달까... 원래도 나한테는 화를 잘 냈지만
최근 들어 보이는 감정은 이전보다 더 확고한 방향성을 띄고 있다.
예를 들자면
"선생님, 이 '클럽 말랑말랑'에 사용한 카드 청구서는 대체 뭐죠?"
"앗 그건! 절대 이상한 곳은 아니야! 그냥 모바일 게임에 돈 좀 쓴 거지!"
"게임이요?"
"이름이 오해할만 하긴 해도 절대 이상한 곳은 아니야..."
"네, 뭐. 그럴 줄 알았어요."
"응?"
"소비에 절제심이 없을 만큼 관리가 안 되는 분이시란 것 쯤이야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요."
"아, 음..."
"이래서야 밥 먹을 돈은 남아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 아, 그럴 필요 없으려나요?
선생님께는 매일 도시락도 싸주는 학생이 있으니까, 설마 굶고 다닐 일이야 없으시겠죠."
이런 식으로...
묘하게 힐난의 방향이 '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점심 시간에는 내내 썩은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신경쓰여서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도
"아뇨? 아무 일도 없는데요? 게걸스레 잘 드시길래 신기해서 볼 뿐인데요?"
라면서 분명 뭔가 있는 티를 내기만 한다. 본인은 모르는 거 같지만.
짚이는 구석이라면... 있다. 확실하지는 않아도.
얼마 전, 모모톡으로 대화했던 후우카가 도시락을 싸줬을 때.
후우카가 만들어준 커다란 찬합에 아코는 엄청나게 당황한 표정이었다.
물론 나도 놀라긴 했지만, 아코는 화내면서 혼자 밥을 먹겠다고 할 정도였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날 이후로 묘하게 쌀쌀맞게 변한 거 같다.
단순히 요즘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서 그럴 것만은 아닐 거다.
그 증거로...
"이건 밀레니엄 게임개발부에게 받은 게임기네요?"
"최근 밥도 못 드실 만큼 바빴으면서 게임 할 시간은 있다니, 다 도시락 덕분인가 봐요."
"이건 트리니티 학생에게 주려고 산 모모프렌즈 굿즈인가요."
"이런 이상한 새에게 돈 쓸 여유도 생기고, 도시락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네요."
"이 칼로리바는 아비도스 학생한테 받은 거 같은데 괜찮으신가요?"
"이런 걸로 배를 채워버리면 기껏 정성들여 만들어준 도시락을 못 먹을지도 모르는데."
이러면서 묘하게 밥이랑 관련된 얘기로 히스테리를 부려댄다.
아니, 하나하나 모아놓고 보니까 빼박이네? 그냥 확정이잖아?
후우카한테는 무슨 얘기 들은 게 없으니 아마 나한테만 그러는 거 같고...
그렇다면 역시...
*
최근 도시락을 싸오는 날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급양부가 또 미식연구회에게 습격 당하는 바람에 급식을 먹기 힘들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전에 사놓은 식재료가 너무 많이 남아버렸기 때문이죠.
신선한 유기농 채소와 1등급 소고기, 이 맘 때만 잡히는 제철 해산물,
계란이며 과일이며 전부 그 품질을 보증 하는 재료들... 을 박스 단위로 주문하는 바람에...
매일 같이 도시락을 만드는데도 그 양이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이네요.
뭐, 그 덕에 부장님께도 제 요리 솜씨를 보일 수 있다는 건 잘 된 일이지만요.
게헨나 선도부 선임행정관, 바로 저 아마우 아코는 관리라는 이름이 붙은 모든 분야에서 완벽한 여자.
그런 사람으로서 매일 바쁘게 일하시는 히나 부장님께 커피를 내려드릴 뿐만 아니라
직접 만든 도시락으로 영양 관리까지 해드릴 수 있다니, 정말이지 크나큰 영광!
비록 평소 식사에 큰 관심이 없는 히나 부장님이라지만 그렇기에 소홀히 할지도 모르는 일을
"어... 응... 또 만들어 왔구나... 고마워 아코..." 라며 치하하시면서까지 제게 맡겨주시다니!
정말이지 부장님도 참! 믿고 의지해주시면 저야 말로 감사하죠!
그래서 앞으로도 부장님께는 종종 도시락을 만들어드리기로 했습니다만.... 문제는...
매일 2인분 만드는 걸로는 택도 없을 만큼 식재료가 쌓여있다는 거죠...
이대로 가다간 재료가 상해버릴 텐데...
아아! 이것도 다 선생님 탓이라고요! 제가 기껏 도시락을 만들어왔는데!
그 잠깐을 못 기다리고 남의 학교 학생한테 찬합이나 받아오고!
가만히 앉아서 받아 먹기만 하다니! 정말 염치도 없는 분이시네요!
슬슬 점심 시간이니 오늘도 마찬가지겠죠!
"저기 아코, 혹시 요즘 밥은 잘 먹고 있어?"
"아뇨,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죠."
"그래. 역시 그 정도로 바쁘구나."
"선도부의 선임행정관은 할 일이 많은 직책이니까요."
흥. 뻔뻔스럽게 먼저 밥 얘기를 하시다니.
그건가요? 나는 요새 맛있는 걸 너무 많이 먹어서 행복하다는 자랑?
"아무리 바빠도 밥은 제때 챙겨먹는 게 좋아."
제가 똑같이 말했을 때는 건성으로 대답만 하시더니... 선생님이 할 말인가요!?
"그거야 저도 알고 있지만, 저는 선생님이랑 달리 급양부 부장이 도시락을 싸주지도 않아서 말이죠."
"아아 그거 말인데, 요샌 후우카한테 도시락을 못 받았어."
"...네?"
"미식연구회한테 급식실이 또 습격을 받아서 조리 기구도 시간도 여유가 없다더라고."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죠.
확실히 예산청구랑 급식실 정리 때문에 최근 급양부장은 눈코 뜰새 없이 바빴으니...
"후우카 잘못도 아니니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근데 아코도 게헨나니까 급식실 문제로 요새 밥을 못 먹는 건가 싶어서..."
"... 아뇨, 저는 괜찮답니다."
"그래?"
"네. 사실 최근 아침마다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오고 있거든요.
부장님께도 드릴 겸 솜씨를 발휘해봤는데 꽤나 평이 좋지 뭐예요.
이 정도는 선도부 행정관으로서 기본 중의 기본인데, 부장님도 참.
아, 그래서 말인데요 선생님, 정말 정말 마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부장님께 만들어 드리려고 사놓은 요리 재료가 꽤 많이 남는 바람에 처치 곤란한 상태거든요.
버리기엔 아깝고, 전부 먹자니 살이 찔 거 같아 걱정이라
괜찮으시다면 불쌍한 선생님을 위해 제가 봉사라도 해드릴까 하는데...
설마 거절하진 않.으.시.겠.죠?"
아코가 하는 거 보면 카구야 님 보는 느낌임.
- 블루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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