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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7.7 조선.jpg

광란의 추월경쟁 뒤지자
뒤차서 엽총 쏴
신혼 부부 살해
30대 둘 6개월만에 체포
“살려달라” 애원한 신부
가슴에 두 발…숨지게

 

 경기경찰청은 지난 1월 강원도 삼척시 노곡면에서 신혼부부 한 쌍을 엽총으로 쏘아죽인 혐의로 정 모(36·강원도 동해시) 씨와 한 모(33·수원시 권선구) 씨 등 2명을 긴급 체포했다.
 정 씨 등은 1월 19일 오후 4시 10분쯤 삼척시 노곡면 상마읍리 문의재 산길의 비포장도로에서 신혼부부인 김우정(28·택시운전사·전북 전주시 완산구) 씨와 김 씨의 아내 장일랑(27) 씨가 탄 그랜저 승용차와 추월 경쟁을 벌이다 김 씨 부부를 엽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와 한 씨는 갤로퍼 승용차를 타고 사냥을 다니던 중이었고, 사고 당일 문의재 산길에서 그랜저 승용차에 추월당했다. 이 승용차 안에는 동거하다 이틀 전에 결혼식을 올리고 친척집에 인사를 가던 김우정 장일랑 씨 부부가 타고 있었다.
 정 씨와 한 씨는 경찰에서 “비포장도로에서 추월을 한 게 괘씸해 우리 지프가 추월을 했고, 그러자 그랜저 승욫차가 속도를 높여 우리 차를 다시 추월했다”며 “서너차례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서로 유리창을 열고 욕설을 하고 삿대질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랜저 승용차와 지프는 약 5분동안 ‘추월 경쟁’을 벌였고, 지프 조수석에 앉아있던 정 씨가 그랜저 승용차 운전석을 향해 엽총 두 발을 발사해 김 씨를 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정 씨 등은 오르막길을 오르던 그랜저 승용차가 멈춰 서자 그랜저 승용차에 접근했다. 경찰은 “정 씨 등이 이 때 사고현장 옆으로 지나가던 차 뒤를 향해 엽총 4발을 발사, 운전하던 김 모(42·서울 강동구) 씨가 두시머리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상처를 입은 채 달아나 경찰에 신고했다. 정 씨 등은 자신들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남편을 병원에 실어가 달라”며 애원하는 장 씨의 가슴에 엽총 두 발을 발사, 즉사시켰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 씨 등은 강도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김 씨 부부의 옷 안에서 수표 80만원어치와 지갑, 카메라를 훔쳐 인근 숲속에 버렸다.
 두 사람은 경찰에서 “그랜저 승용차가 길도 안 좋은 곳에서 기분 나쁘게 추월, 기분이 상해 순간적으로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경기경찰청은 6월 중순 한 씨와 친한 사람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내사에 착수했고, 6일 오전 1시 30분쯤 수원시 인계동 수원관광호텔 앞에서 한 씨를 검거하고, 오전 6시쯤 수원시 인계동 D 모텔에서 자고 있던 정 씨를 검거했다.

 

/수원=이효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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